타이어와 접지
엔진이 아무리 강하고 브레이크가 아무리 좋아도, 차가 실제로 낼 수 있는 가속·제동·선회는 타이어와 노면이 맞닿은 엽서 네 장 크기의 면에서 정해진다. 이 장에서는 타이어의 구조와 규격에서 출발해, 고무가 노면을 붙잡는 원리, 슬립률과 슬립각이 만드는 힘, 그 힘의 한계를 그리는 마찰원, 그리고 물 위에 떠 버리는 수막 현상까지 살펴본다.
- 타이어의 구조를 설명하고 205/55R16 91V 같은 규격에서 외경과 회전수를 계산한다.
- 공기압·하중과 접지면의 관계, 구름 저항이 생기는 이유를 이해한다.
- 슬립률과 슬립각의 정의를 알고, 힘 곡선의 피크와 미끄럼 영역을 읽는다.
- 브러시 모델로 점착 영역과 미끄럼 영역, 셀프 얼라이닝 토크를 설명한다.
- 하중 민감도와 마찰원으로 하중 이동과 조합 슬립이 그립을 줄이는 과정을 계산한다.
- 수막 현상의 발생 속도를 추정하고 트레드 깊이·공기압 관리의 의미를 안다.
엽서 네 장: 타이어의 구조와 규격
1,500 kg 승용차의 무게는 바퀴 하나에 약 3.7 kN씩 실린다. 타이어 공기압이 230 kPa라면 그 하중을 받치는 데 필요한 면적은 대략 \(3700/230{,}000 \approx 0.016\ \text{m}^2\), 즉 160 cm² 정도다. 엽서 한 장(약 10 × 15 cm)과 비슷하다. 2장에서 본 구동력과 주행 저항, 8장의 제동력, 10장의 선회력은 모두 이 네 장의 접지면(Contact Patch)을 통해서만 노면에 전달된다.
타이어는 속이 빈 고무 튜브가 아니라, 여러 재료를 겹쳐 만든 복합 구조물이다. 현재 승용차용은 거의 모두 래디얼 타이어(Radial Tire)로, 뼈대가 되는 코드가 회전 방향과 직각(반지름 방향)으로 놓인다.
- 트레드(Tread): 노면과 직접 닿는 두꺼운 고무층. 세로 홈(그루브)과 가는 칼집(사이프)이 물을 빼내고 모서리 효과를 만든다.
- 벨트(Belt): 트레드 바로 아래에 비스듬히 엇갈려 놓은 강철 코드층. 원주 방향으로 거의 늘어나지 않아 고속에서도 지름이 유지되고 접지면이 평평해진다.
- 카커스(Carcass): 한쪽 비드에서 반대쪽 비드까지 이어지는 폴리에스터·레이온 코드층. 공기압을 견디는 압력 용기의 벽이다.
- 사이드월(Sidewall): 옆면의 얇고 유연한 부분. 여기가 휘면서 승차감을 만들고, 횡력이 걸리면 옆으로 변형된다.
- 비드(Bead): 강선을 고리 모양으로 감은 부분으로, 공기압에 의해 림에 밀착되어 타이어가 휠에서 헛돌거나 빠지지 않게 한다.
규격 읽기
사이드월에 찍힌 205/55R16 91V 같은 표기에는 치수와 성능 한계가 모두 들어 있다.
사이드월 높이 \(H = 205 \times 0.55 = 112.75\) mm, 외경 \(D = 16 \times 25.4 + 2 \times 112.75 = 631.9\) mm, 둘레 \(\pi D = 1.985\) m. 1 km를 가려면 약 504바퀴를 돌고, 100 km/h(27.8 m/s)에서는 초당 14바퀴, 즉 약 840 rpm이다. 실제로는 하중에 눌려 유효 구름 반지름이 2~3% 작아지므로 회전수는 그만큼 더 높다.
타이어 규격 해독기
| 속도 기호 | 최고 속도 | 하중 지수 | 최대 하중 |
|---|---|---|---|
| Q | 160 km/h | 87 | 545 kg |
| T | 190 km/h | 91 | 615 kg |
| H | 210 km/h | 95 | 690 kg |
| V | 240 km/h | 100 | 800 kg |
| W / Y | 270 / 300 km/h | 104 | 900 kg |
공기압과 접지면, 그리고 구름 저항
타이어는 공기 스프링이다. 하중이 걸리면 아래쪽이 납작하게 눌려 접지면이 생기고, 접지면에 작용하는 노면 압력의 합이 하중과 평형을 이룬다. 얇은 막으로 된 풍선이라면 접지 압력은 내부 공기압과 같으므로
이 식이 말해 주는 것은 단순하지만 중요하다. 접지 면적은 타이어 폭이 아니라 하중과 공기압이 정한다. 폭이 넓은 타이어는 면적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 접지면이 '짧고 넓은' 모양이 되는 것이다. 공기압이 낮으면 접지면이 길어지고 사이드월이 많이 휘며, 벨트 중앙이 들떠 양쪽 숄더에 압력이 몰린다. 공기압이 너무 높으면 트레드가 볼록해져 중앙만 닿는다.
구름 저항
타이어가 구르면 접지면에 들어가는 고무는 눌리고, 빠져나오는 고무는 다시 펴진다. 고무는 점탄성 재료여서 눌릴 때 들어간 에너지를 전부 돌려주지 않고 일부를 열로 잃는다(히스테리시스(Hysteresis)). 이 손실이 구름 저항(Rolling Resistance)의 대부분이다.
구름 저항이 전체 주행 저항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연비에 미치는 영향은 2장에서 계산했다. 여기서는 공기압과 하중이 접지면 모양과 구름 저항을 어떻게 바꾸는지 직접 확인해 보자.
공기압과 접지면
적정 230 kPa에서 \(C_{rr} = 0.010\)인 타이어를 184 kPa로 달리면 \(C_{rr} \approx 0.010 \times (184/230)^{-0.4} = 0.0109\), 약 9% 증가한다. 1,500 kg 차라면 구름 저항이 147 N에서 161 N으로 늘어난다. 일반적으로 구름 저항이 10% 늘면 연비는 1~2% 나빠진다. 손실은 열이 되므로, 심한 저압으로 고속 주행을 계속하면 사이드월이 과열되어 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고무는 어떻게 노면을 붙잡는가
고등학교 물리의 마찰 법칙 \(F = \mu N\)에서 \(\mu\)는 면적과 하중에 무관한 상수다. 고무는 이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 고무 마찰에는 성격이 다른 두 가지 원리가 겹쳐 있기 때문이다.
- 점착(Adhesion): 고무 분자 사슬이 노면 표면과 분자 수준에서 달라붙었다가, 미끄러지면서 늘어나고 끊어지기를 반복한다. 깨끗하고 마른 노면에서 지배적이며, 얇은 물막만 있어도 급격히 약해진다.
- 히스테리시스 마찰(Hysteretic Friction): 고무가 노면의 거친 돌기를 타고 넘을 때, 눌리는 쪽 압력이 되돌아오는 쪽 압력보다 크다. 이 압력 비대칭의 수평 성분이 저항력이 된다. 노면이 젖어도 유지되므로 젖은 노면 그립의 주역이다.
두 원리 모두 고무의 점탄성에서 나오므로 온도와 미끄럼 속도에 민감하다. 고무는 온도가 내려가면 딱딱한 유리 상태에 가까워져 돌기를 감싸지 못하고, 너무 뜨거우면 물러져 강성과 내마모성을 잃는다. 타이어 종류는 결국 '어느 온도 범위에서 고무가 알맞게 말랑한가'의 차이다.
| 종류 | 컴파운드 | 트레드 | 알맞은 조건 |
|---|---|---|---|
| 여름용 | 단단함. 대략 7 °C 아래에서 급격히 굳는다 | 블록이 크고 홈이 적다 | 따뜻한 마른·젖은 노면 |
| 겨울용 | 저온에서도 유연. 실리카 배합 비중이 크다 | 깊은 홈과 촘촘한 사이프가 눈을 물고 모서리로 긁는다 | 저온, 눈길, 빙판 |
| 사계절용 | 둘의 중간 | 중간 밀도의 사이프 | 온화한 기후에서 연중 사용. 양 끝 성능은 타협 |
고무는 접지압이 높을수록 실제 접촉 면적이 하중만큼 늘지 못해 \(\mu\)가 낮아진다. 넓은 타이어가 그립이 좋은 이유, 하중이 한쪽 바퀴로 쏠리면 차 전체의 그립이 줄어드는 이유가 모두 여기에 있다. 뒤의 하중 민감도 절에서 다시 다룬다.
슬립률: 구동력과 제동력
뜻밖의 사실 하나. 타이어는 조금 미끄러져야 힘을 낸다. 구동 토크가 걸리면 접지면에 들어온 트레드 고무가 앞뒤로 변형되고, 그만큼 바퀴는 차가 나아간 거리보다 조금 더 돈다. 제동 때는 반대로 덜 돈다. 이 차이를 차속으로 나눈 것이 슬립률(Slip Ratio)이다.
슬립률에 따른 힘의 변화는 세 구간으로 나뉜다. 작은 슬립에서는 힘이 슬립에 비례한다(트레드의 탄성 변형). 마른 노면에서 대략 10~20% 슬립에서 피크 \(\mu\)에 이르고, 그보다 커지면 접지면 전체가 미끄러지면서 힘이 슬라이딩 \(\mu\)로 떨어진다. 바퀴가 잠기면 제동력이 줄 뿐 아니라 횡력을 거의 낼 수 없어 조향이 듣지 않는다. 8장의 ABS는 슬립률을 피크 부근에 붙잡아 두는 장치다.
매직 포뮬러
이 곡선을 수식으로 나타내는 데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이 Pacejka의 매직 포뮬러(Magic Formula)다. 물리 법칙에서 유도한 식이 아니라 측정 곡선에 잘 맞도록 고른 경험식인데, 계수 네 개로 종력·횡력·얼라이닝 토크를 모두 묘사할 수 있어 '마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 노면 | B | C | D (피크 μ) | E |
|---|---|---|---|---|
| 마른 아스팔트 | 10 | 1.9 | 1.0 | 0.97 |
| 젖은 아스팔트 | 12 | 2.3 | 0.82 | 1.0 |
| 눈 | 5 | 2.0 | 0.3 | 1.0 |
| 얼음 | 4 | 2.0 | 0.1 | 1.0 |
표는 교재에서 자주 쓰는 대표 계수다. 실제 타이어 모델은 계수 자체가 하중·캠버·속도의 함수여서 수십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다.
슬립률과 μ–κ 곡선
마른 노면에서 피크 \(\mu = 1.0\), 잠긴 바퀴의 슬라이딩 \(\mu\)를 대표적으로 0.75라 하자(위 대표 계수의 곡선은 이보다 완만하게 떨어진다). 100 km/h(27.8 m/s)에서 정지까지의 거리 \(s = v^2/(2\mu g)\)는 피크를 유지하면 \(27.8^2/(2 \times 1.0 \times 9.81) = 39\) m, 네 바퀴가 모두 잠기면 \(52\) m다. 13 m 차이는 차 세 대 길이다.
슬립각: 횡력과 브러시 모델
차가 방향을 바꾸는 힘도 같은 방식으로 생긴다. 타이어가 향하는 방향과 실제로 나아가는 방향이 어긋날 때, 그 사이의 각을 슬립각(Slip Angle) \(\alpha\)라 한다. 슬립각이 있다고 타이어가 옆으로 죽 미끄러지는 것은 아니다. 접지면에 들어온 고무는 노면에 붙은 채로 뒤로 가면서 점점 옆으로 끌려가 변형되고, 이 변형의 복원력이 횡력(Lateral Force / Cornering Force)이다.
슬립각이 작을 때 횡력은 슬립각에 비례하며, 그 기울기가 코너링 강성(Cornering Stiffness) \(C_\alpha\)다.
브러시 모델
접지면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브러시 모델(Brush Model)로 볼 수 있다. 트레드를 벨트에 심긴 수많은 강모(솔의 털)로 생각한다. 강모의 끝은 접지면 앞쪽에서 노면에 닿아 달라붙고, 뿌리는 바퀴와 함께 비스듬히 움직인다. 앞쪽 끝에서 거리 \(s\)만큼 뒤로 간 강모의 횡변형은 \(s\tan\alpha\)로, 뒤로 갈수록 직선으로 늘어난다.
그런데 강모가 버틸 수 있는 힘에는 한계가 있다. 그 자리의 접지압 \(p(x)\)에 마찰 계수를 곱한 값이다. 접지압은 앞뒤 끝에서 0이고 가운데에서 가장 큰 포물선에 가깝다. 따라서 변형이 계속 커지는 뒤쪽에서 먼저 한계를 넘어 미끄러지기 시작한다. 슬립각이 커질수록 이 미끄럼 영역이 뒤에서 앞으로 번져 오고, 접지면 전체가 미끄러지면 횡력은 \(\mu F_z\)에서 더 늘지 않는다.
슬립각과 브러시 모델
1,500 kg 차가 횡가속도 0.3 g로 선회하면 필요한 횡력은 \(1500 \times 0.3 \times 9.81 = 4{,}415\) N, 타이어 하나당 약 1,100 N이다. \(C_\alpha = 1{,}050\) N/deg라면 슬립각은 약 1°에 불과하다. 일상 주행에서 타이어는 거의 선형 구간에서만 일하며, 접지면 대부분이 노면에 붙어 있다.
셀프 얼라이닝 토크와 조향감
셀프 얼라이닝 토크(Self-Aligning Torque) \(M_z\)는 조향 장치를 거쳐 운전대에 전해지는 반력의 주요 성분이다. 중요한 것은 이 토크가 횡력보다 먼저 정점을 찍고 줄어든다는 점이다. 미끄럼 영역이 뒤에서 번져 오면서 합력의 작용점이 앞으로 옮겨 가 뉴매틱 트레일(Pneumatic Trail)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그립 한계 직전에 운전대가 가벼워지는 느낌은 타이어가 보내는 사전 경고다. 조향 지오메트리가 만드는 기계적 트레일과 합쳐지는 과정은 10장에서 다룬다.
캠버 스러스트
바퀴를 옆으로 기울이면(캠버각(Camber Angle) \(\gamma\)) 슬립각이 0이어도 기울어진 쪽으로 횡력이 생긴다. 기울어진 바퀴는 원뿔처럼 원을 그리며 구르려 하는데, 차축이 이를 직진시키므로 접지면 고무가 옆으로 변형되는 것이다. 이를 캠버 스러스트(Camber Thrust)라 한다.
승용차에서 캠버의 더 큰 역할은 선회 중 바깥쪽 타이어의 접지면을 평평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차체가 롤하면 바깥 바퀴가 바깥으로 눕기 쉬운데, 서스펜션이 이를 보상하도록 약간의 네거티브 캠버를 준다(9장).
하중 민감도와 하중 이동
타이어를 세게 누를수록 낼 수 있는 힘은 커진다. 하지만 정비례하지는 않는다. 하중이 두 배가 되어도 최대 횡력은 두 배에 못 미친다. 이 성질을 하중 민감도(Load Sensitivity)라 한다. 1차 근사로 마찰 계수가 하중에 따라 직선으로 줄어든다고 쓰면
\(F_{y,max}\)가 하중에 대해 위로 볼록한 곡선이라는 사실이 차량 거동에 큰 영향을 준다. 선회하면 원심력 때문에 하중이 안쪽 바퀴에서 바깥쪽 바퀴로 옮겨 간다. 좌우 하중의 합은 그대로지만, 바깥쪽이 얻는 것보다 안쪽이 잃는 것이 더 크다. 좌우 하중 이동량을 \(\Delta F_z\)라 하면 한 축의 최대 횡력 합은
하중 이동이 한 축의 그립을 줄인다
바퀴당 정지 하중 4 kN, \(\mu_0 = 1.05\), \(k = 0.2\)인 축에서 2.4 kN이 바깥쪽으로 옮겨 가면(안쪽 1.6 kN, 바깥쪽 6.4 kN) 손실은 \(k(\Delta F_z/F_{z0})^2 = 0.2 \times 0.6^2 = 7.2\%\). 합계 최대 횡력이 8.40 kN에서 7.80 kN으로 줄어든다.
이 원리에서 섀시 설계의 여러 규칙이 나온다. 무게 중심이 낮고 좌우 바퀴 간격(윤거)이 넓을수록 하중 이동이 작아 총 그립이 크다. 또 앞뒤 축 가운데 하중 이동을 더 많이 부담하는 축이 먼저 그립을 잃는다. 스태빌라이저 바를 굵게 하면 그 축의 롤 강성 분담이 커져 그 축의 그립이 줄어드는데, 엔지니어는 이것으로 언더스티어·오버스티어 성향을 조율한다(9장, 10장). 가속·제동 때의 앞뒤 하중 이동도 같은 이유로 네 바퀴 그립의 합을 줄인다.
마찰원: 종력과 횡력은 한 예산을 나눠 쓴다
지금까지 종력과 횡력을 따로 보았지만, 접지면의 고무는 방향을 가리지 않는다. 강모 하나가 버틸 수 있는 힘의 크기는 정해져 있고, 그 힘을 앞뒤로 쓰든 옆으로 쓰든 합쳐서 한계를 넘을 수 없다. 이를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 마찰원(Friction Circle)이다.
제동력을 한계의 80%까지 쓰고 있다면 남은 횡력은 \(\sqrt{1 - 0.8^2} = 60\%\)다. 한계까지 제동하면서 동시에 방향을 바꿀 수는 없다. 숙련된 운전자는 코너 진입에서 브레이크를 서서히 풀면서 그만큼 조향을 더해, 힘 벡터가 원의 가장자리를 따라 돌게 한다. 이것이 트레일 브레이킹(Trail Braking)이다. 제동을 완전히 끝낸 뒤에 조향을 시작하면 힘 벡터가 원의 중심을 지나가므로 그 시간 동안 타이어의 능력을 쓰지 못한다.
조합 슬립
슬립의 관점에서 보면, 슬립각이 있는 타이어에 슬립률까지 주어지면 강모는 비스듬한 방향으로 변형되고 힘도 그 방향으로 생긴다. 합성 슬립 \(\sigma = \sqrt{\kappa^2 + \tan^2\alpha}\)의 크기가 힘의 크기를, 두 성분의 비가 힘의 방향을 정한다고 근사하면
마찰원과 조합 슬립
마찰원은 차 전체에도 그대로 확장된다. 네 바퀴의 마찰원을 합치면 차가 낼 수 있는 종·횡 가속도의 한계가 되고, 이를 가속도 평면에 그린 것이 g-g 선도다. 전자식 주행 안정 장치(ESC)와 자율주행의 궤적 계획(20장)은 이 한계 안에서만 움직임을 설계한다.
수막 현상, 마모, 공기압 관리
젖은 노면에서 타이어는 접지면 앞의 물을 밀어내고 고무를 노면에 닿게 해야 한다. 물 깊이 3 mm인 길을 폭 20 cm 타이어가 90 km/h로 달리면 매초 \(0.2 \times 0.003 \times 25 = 0.015\ \text{m}^3\), 즉 15리터의 물을 치워야 한다. 트레드의 세로 홈이 이 물의 통로다. 접지면은 세 영역으로 나뉜다.
물 쐐기가 타이어를 들어 올리는 힘은 물의 동압 \(\tfrac12\rho v^2\)에 비례한다. 이 압력이 접지압, 곧 공기압과 비슷해지면 타이어가 뜬다. 수막 현상(Hydroplaning / Aquaplaning)의 발생 속도가 공기압의 제곱근에 비례하는 이유다. 항공기 타이어 실험에서 나온 Horne의 식을 SI 단위로 바꾸면
물 깊이와 트레드 깊이까지 넣은 도로 공학의 경험식으로는 Gallaway 식이 쓰인다. 아래 시뮬레이터는 이 식을 SI 단위로 환산해 발생 속도를 구하고, 물 쐐기가 차지하는 비율을 \((v/v_p)^2\)로 근사한다(동압이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수막 현상
마모와 관리
- 트레드 깊이: 새 승용차 타이어는 대표적으로 7~8 mm다. 홈 바닥의 마모 한계 표시(1.6 mm)가 드러나면 법적으로 교체해야 하지만, 젖은 노면 제동 거리는 3 mm 아래에서 이미 눈에 띄게 길어진다.
- 편마모: 양쪽 숄더만 닳으면 저압, 중앙만 닳으면 과압, 한쪽 숄더만 닳으면 캠버나 토 정렬 이상을 의심한다.
- 자연 감압과 온도: 공기는 고무를 조금씩 투과해 한 달에 수 kPa씩 빠진다. 또 기온이 10 °C 내려가면 압력은 약 10 kPa 떨어진다(절대 압력 330 kPa × 10/293).
- 노화: 고무는 마모와 무관하게 산화와 자외선으로 굳는다. 제조 후 오래된 타이어는 홈이 남아 있어도 그립이 떨어진다.
직접식은 휠 안쪽(대개 밸브 뿌리)에 압력·온도 센서와 배터리, 무선 송신기를 넣어 바퀴마다 실제 압력을 보낸다. 정확하지만 센서 수명과 비용이 따른다. 간접식은 ABS의 휠 속도 센서만 쓴다. 공기압이 낮은 타이어는 유효 구름 반지름이 작아져 다른 바퀴보다 조금 빨리 돌고, 타이어의 고유 진동수도 낮아진다. 이 두 신호를 통계적으로 비교해 저압을 추정한다. 추가 부품이 없지만 네 바퀴가 함께 빠지면 알아채기 어렵고, 타이어를 바꾸면 다시 학습시켜야 한다(휠 속도 센서와 차량 네트워크는 13장).
핵심 정리
- 차의 모든 힘은 엽서 크기 접지면 네 개로 전달된다. 접지 면적은 대략 하중/공기압이며, 타이어 폭은 면적이 아니라 접지면의 모양을 바꾼다.
- 205/55R16은 폭 205 mm, 사이드월 = 폭 × 55%, 림 16인치. 외경 \(D = 25.4\,d_{rim} + 2H\).
- 고무 마찰은 점착과 히스테리시스의 합이며 온도·압력·속도에 따라 변한다. 같은 히스테리시스가 구름 저항도 만든다.
- 슬립률 \(\kappa = (\omega r_e - v)/v\). 힘은 10~20% 슬립에서 피크에 이르고, 잠기거나 헛돌면 슬라이딩 μ로 떨어진다. 매직 포뮬러가 이 곡선을 묘사한다.
- 횡력은 슬립각에서 나온다. 작은 각에서는 \(F_y = C_\alpha\alpha\). 브러시 모델에서 미끄럼 영역은 접지면 뒤에서 앞으로 번진다.
- 셀프 얼라이닝 토크는 횡력보다 먼저 꺾인다. 한계 직전 운전대가 가벼워지는 이유다.
- μ는 하중이 커질수록 낮아진다. 그래서 하중 이동은 한 축의 총 그립을 이동량의 제곱에 비례해 줄인다.
- 종력과 횡력은 마찰원 \(\sqrt{F_x^2+F_y^2}\le\mu F_z\)를 나눠 쓴다. 수막 발생 속도는 공기압의 제곱근에 비례하고, 트레드 홈이 배수를 맡는다.
확인 퀴즈
Q1. 225/45R17 타이어의 외경은 약 얼마인가?
Q2. 같은 하중·같은 공기압에서 타이어 폭만 넓히면 접지면은 어떻게 되는가?
Q3. 급제동에서 바퀴가 잠기는 것(슬립률 −100%)이 나쁜 이유로 가장 알맞은 것은?
Q4. 브러시 모델에서 슬립각을 키울 때 접지면의 미끄럼 영역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Q5. 어떤 타이어가 제동으로 마찰원의 60%를 쓰고 있다. 동시에 낼 수 있는 최대 횡력은 한계의 몇 %인가?
Q6. 공기압이 낮은 타이어가 수막 현상에 더 취약한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