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모터와 인버터
전기차의 구동계는 놀랄 만큼 단순하다. 배터리의 직류를 인버터가 3상 교류로 바꾸고, 그 교류가 고정자에 회전하는 자기장을 만들며, 회전자가 그 자기장을 따라 돈다. 움직이는 부품은 사실상 회전자와 감속 기어뿐이다. 이 장에서는 도선 하나가 받는 힘에서 출발해 회전 자기장, 모터의 토크–속도 특성, 인버터의 PWM, d–q 벡터 제어, 효율 맵까지 차례로 쌓아 올린다.
- 로렌츠 힘과 역기전력으로 모터의 토크와 속도 한계를 설명한다.
- 3상 전류가 회전 자기장을 만드는 원리와 동기 속도 n = 120f/p를 이해한다.
- 영구자석 동기 모터, 유도 모터, 권선형 동기 모터의 구조와 장단점을 비교한다.
- 정토크·정출력 영역과 약계자 제어를 알고, 1단 감속기로 충분한 이유를 계산한다.
- 6개 스위치 인버터가 PWM으로 사인파 전류를 만드는 과정을 설명한다.
- d–q 평면에서 자석 토크, 릴럭턴스 토크, 전류·전압 한계를 읽는다.
배터리에서 바퀴까지
내연기관차의 동력 흐름은 엔진 → 클러치·변속기 → 추진축 → 디퍼렌셜 → 바퀴였다(1장). 전기차에서는 앞의 세 단계가 통째로 바뀐다. 에너지원은 고전압 배터리(대표적으로 약 400 V 또는 800 V 직류, 16장)이고, 그 직류를 모터가 쓸 수 있는 3상 교류로 바꾸는 인버터(Inverter), 전기 에너지를 회전으로 바꾸는 구동 모터(Traction Motor), 그리고 모터의 빠른 회전을 바퀴에 맞게 줄이는 감속기(Reduction Gear)가 뒤를 잇는다. 감속기 뒤의 디퍼렌셜과 드라이브 샤프트는 6장에서 본 것과 같다.
이 구성이 내연기관과 다른 점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양방향이다. 모터는 그대로 발전기가 되므로 감속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다(회생 제동, 14장·8장). 둘째, 효율이다. 엔진의 열효율이 최고점에서도 대표적으로 약 35~40%인 데 비해(3장), 모터와 인버터를 합친 효율은 넓은 영역에서 약 85~95%다. 셋째, 토크 특성이다. 모터는 정지 상태에서 곧바로 최대 토크를 내고 약 15,000~20,000 rpm까지 돌 수 있어, 다단 변속기 없이 고정 감속비 하나로 전 속도 영역을 감당한다.
| 항목 | 내연기관 구동계 | 전기 구동계 |
|---|---|---|
| 에너지 변환 | 화학 → 열 → 기계 | 전기 → 자기 → 기계 |
| 최고 효율(대표값) | 약 35~40% | 모터 약 95~97%, 인버터 약 97~99% |
| 0 rpm 토크 | 없음(공회전·클러치 필요) | 최대 토크 |
| 변속기 | 6~10단 | 1단 고정 감속(일부 2단) |
| 에너지 회수 | 불가 | 회생 제동 |
| 응답 시간 | 수백 ms(흡기·터보 지연) | 수~수십 ms |
전자기 기초: 힘, 토크, 역기전력
모터의 원리는 고등학교 물리의 두 법칙으로 충분하다. 자기장 \(B\) 속에 놓인 길이 \(L\)의 도선에 전류 \(I\)가 흐르면 도선은 자기장과 전류 모두에 수직인 방향으로 힘을 받는다(로렌츠 힘). 반대로, 그 도선이 자기장을 가로질러 속도 \(v\)로 움직이면 도선 양 끝에 전압이 생긴다(전자기 유도).
도선을 반지름 \(r\)인 회전자 둘레에 \(N\)가닥 감으면 힘은 토크가 되고, 속도는 각속도가 된다. 기하와 자속을 하나의 상수로 묶으면 모터를 지배하는 두 식이 나온다.
\(e\)를 역기전력(Back-EMF)이라 한다. 모터가 돌면 스스로 발전기처럼 전압을 만들어 전원 전압에 맞선다. 이 한 가지 사실이 모터의 성격 대부분을 정한다. 토크는 전류가 정하고, 속도는 전압이 정한다. 정지 상태에서는 역기전력이 0이어서 전류를 얼마든지(제어기가 허용하는 만큼) 밀어 넣을 수 있으므로 최대 토크가 나온다. 속도가 오르면 역기전력이 커져 전압 여유 \(V - e\)가 줄고, \(e\)가 전원 전압에 이르면 더는 전류를 넣을 수 없다. 그 속도가 무부하 속도 \(\omega_0 = V/k_e\)다.
브러시 달린 직류 모터는 이 원리를 가장 솔직하게 구현한다. 코일이 반 바퀴 돌아 반대쪽 자극 아래로 가면 힘의 방향이 뒤집히므로, 정류자(Commutator)와 브러시가 기계적으로 전류 방향을 바꿔 준다. 자동차의 와이퍼, 창문, 시트 모터에 지금도 쓰이지만 구동 모터로는 쓰지 않는다. 브러시가 닳고 불꽃이 나며, 열이 나는 권선이 회전자에 있어 식히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음 절의 3상 교류 모터는 정류자가 하던 일을 인버터의 전자 스위치로 옮긴 것이다. 그래도 \(T = k_t I\), \(e = k_e\omega\)라는 뼈대는 그대로 남는다.
역기전력과 속도 한계
\(k_e = 0.4\) V·s/rad인 모터를 400 V로 구동하면 무부하 각속도는 \(400/0.4 = 1000\) rad/s, 즉 약 9,550 rpm이다. 전류 400 A에서 토크는 \(0.4\times400 = 160\) N·m이고 저항 강하가 \(400\times0.2 = 80\) V이므로, 이 최대 토크는 역기전력이 320 V가 되는 800 rad/s(약 7,640 rpm)까지만 유지된다. 그때 출력은 \(160\times800 = 128\) kW다. 전압을 800 V로 올리면 같은 모터로 두 배의 속도, 두 배의 출력을 낸다.
3상 교류와 회전 자기장
정류자를 없애려면 발상을 뒤집으면 된다. 코일을 돌리는 대신 코일은 바깥(고정자)에 고정해 두고, 자기장을 회전시킨다. 고정자 둘레에 코일 세 개를 120° 간격으로 놓고, 시간적으로도 120°씩 어긋난 세 사인파 전류를 흘린다.
놀라운 점은 어느 코일도 움직이지 않는데 합성 자계는 매끄럽게 회전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회전 자기장(Rotating Magnetic Field)이고, 3상 교류가 전력과 모터의 표준이 된 이유다. 회전자에 자석을 넣으면 자석은 나침반 바늘처럼 이 회전 자계를 따라 돈다. 회전 자계가 한 바퀴 도는 속도를 동기 속도(Synchronous Speed)라 한다.
회전 자기장: 세 코일이 만드는 하나의 회전 벡터
8극 모터를 16,000 rpm으로 돌리려면 \(f = n_s\,p/120 = 16000\times8/120 \approx 1067\) Hz의 전류가 필요하다. 가정용 전원 60 Hz로는 900 rpm밖에 내지 못한다. 전기차 모터가 넓은 속도 범위를 쓸 수 있는 것은 인버터가 0 Hz부터 1 kHz 이상까지 주파수를 자유롭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모터의 종류와 구조
고정자는 어느 모터나 거의 같다. 얇은 전기 강판을 수백 장 쌓은 코어의 슬롯에 3상 권선을 넣은 것이다. 차이는 회전자가 자계를 어떻게 얻는가에 있다.
영구자석 동기 모터
영구자석 동기 모터(Permanent Magnet Synchronous Motor, PMSM)는 회전자에 네오디뮴 자석을 넣어 자계를 공짜로 얻는다. 회전자에 전류가 흐르지 않으니 회전자 동손이 없고, 그만큼 효율과 출력 밀도가 높다. 회전자는 회전 자계와 정확히 같은 속도(동기 속도)로 돈다. 승용 전기차 구동 모터의 주류가 이 방식이다.
자석을 철심 속에 묻은 매입 자석형(Interior PM, IPM)은 토크 원천이 두 가지다. 하나는 자석과 고정자 전류 사이의 자석 토크이고, 다른 하나는 릴럭턴스 토크(Reluctance Torque)다. 자석은 자기적으로 공기와 비슷해서, 자석이 놓인 방향(d축)은 자속이 지나기 어렵고 자석 사이 철심 방향(q축)은 쉽다. 철은 자속이 지나기 쉬운 쪽으로 정렬하려는 힘을 받으므로, 이 비대칭 자체가 토크를 낸다. V자나 이중 V자 배치는 이 비대칭을 키우려는 설계다. 자석을 묻으면 고속에서 원심력으로 자석이 떨어져 나갈 걱정도 줄어든다.
유도 모터
유도 모터(Induction Motor)의 회전자에는 자석이 없다. 알루미늄이나 구리 막대를 다람쥐 쳇바퀴 모양으로 엮은 농형 도체가 들어 있을 뿐이다. 회전 자계가 이 막대를 스쳐 지나가면 막대에 전류가 유도되고, 그 전류가 다시 자계와 작용해 토크를 낸다. 유도가 일어나려면 자계가 막대를 지나가야 하므로 회전자는 동기 속도보다 반드시 조금 느리게 돈다. 이 차이의 비율이 슬립(Slip)이다.
희토류 자석이 필요 없고 튼튼하며, 전류를 끊으면 자계가 사라져 끌려 돌 때 손실(드래그)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평소에는 쉬고 급가속 때만 돕는 보조 구동축에 잘 맞는다. 대신 회전자 막대에서 동손이 생겨 저속·중부하 효율이 PMSM보다 낮고, 회전자를 식히기가 어렵다.
권선형 동기 모터
권선형 동기 모터(Wound Rotor / Electrically Excited Synchronous Motor)는 회전자의 자석을 전자석으로 바꾼 것이다. 브러시와 슬립 링(또는 무선 급전)으로 회전자 코일에 직류를 보낸다. 희토류가 필요 없고, 계자 전류를 줄여 고속에서 역기전력을 직접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회전자 동손과 급전 장치가 대가다.
| 항목 | IPM 동기 | 유도 | 권선형 동기 |
|---|---|---|---|
| 회전자 자계 | 영구자석 | 유도 전류 | 전자석(계자 전류) |
| 회전 속도 | 동기 속도 | 동기 속도 − 슬립 | 동기 속도 |
| 효율(저·중속) | 가장 높음 | 낮음(회전자 동손) | 중간 |
| 고속 경부하 | 약계자 전류·철손 필요 | 자속을 줄여 유리 | 계자를 줄여 유리 |
| 무전류 드래그 | 있음(자석 철손) | 거의 없음 | 거의 없음 |
| 희토류 | 필요 | 불필요 | 불필요 |
모터 해부: 고정자, 권선, 회전자, 자석
토크–속도 특성과 1단 감속기
구동 모터의 성능은 한 장의 그래프로 요약된다. 가로축은 회전수, 세로축은 낼 수 있는 최대 토크다. 이 곡선은 두 구간으로 나뉜다.
- 정토크 영역: 0 rpm부터 기저 속도(Base Speed)까지. 토크는 전류 한계(인버터와 권선의 발열 한계)로 정해지므로 속도와 무관하게 일정하다. 출력은 속도에 비례해 커진다.
- 정출력 영역: 기저 속도 이후. 역기전력이 인버터가 줄 수 있는 전압에 닿았으므로, 자속을 일부러 약하게 만드는 약계자 제어(Field Weakening)로 속도를 더 올린다. 자속을 줄인 만큼 토크도 줄어 출력 \(P = T\omega\)가 대략 일정하게 유지된다.
엔진은 왜 다단 변속기가 필요했던가(5장). 정지 상태에서 토크를 낼 수 없고, 쓸 만한 토크가 나오는 회전수 범위가 대략 1,500~6,500 rpm으로 좁기 때문이었다. 이상적인 구동원은 모든 차속에서 최대 출력을 낼 수 있는 것, 즉 구동력–차속 곡선이 쌍곡선 \(F = P/v\)인 것이다. 변속기는 좁은 엔진 곡선을 여러 장 이어 붙여 이 쌍곡선을 흉내 내는 장치다. 모터의 정출력 영역은 그 자체가 쌍곡선이다. 그래서 고정 감속비 하나로 충분하다.
감속비 \(G\)는 두 요구의 타협으로 정한다. 크게 잡으면 출발 구동력이 커지지만 최고 회전수에서의 차속이 낮아진다.
토크–속도 곡선에서 구동력 선도까지
최대 토크 350 N·m, 최대 출력 160 kW, 최고 16,000 rpm 모터에 감속비 10, 바퀴 반지름 0.33 m를 쓴다. 출발 구동력은 \(350\times10\times0.95/0.33 \approx 10.1\) kN이고, 1,900 kg 차라면 가속도 약 5.3 m/s²(0.54 g)이다. 기저 속도는 \(160{,}000/350 = 457\) rad/s(약 4,370 rpm)이며 이때 차속은 \(457\times0.33/10 = 15.1\) m/s, 약 54 km/h다. 그 위로는 출력 160 kW가 그대로 유지된다. 회전수 한계에서의 차속은 \(16000\times\frac{2\pi}{60}\times0.33/10 \approx 55\) m/s, 약 199 km/h다.
인버터: 직류로 사인파 만들기
배터리는 직류만 준다. 모터가 원하는 것은 주파수와 크기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3상 사인파 전류다. 인버터는 이 일을 스위치 6개로 해낸다. 직류 +선과 −선 사이에 스위치 두 개를 직렬로 놓은 레그(Leg, Half-Bridge)가 세 개 있고, 각 레그의 가운데 점이 모터의 한 상에 연결된다. 위 스위치를 켜면 그 상은 +선에, 아래 스위치를 켜면 −선에 붙는다. 만들 수 있는 전압은 이 둘뿐이다.
두 값만으로 사인파를 만드는 방법이 펄스 폭 변조(Pulse Width Modulation, PWM)다. 매우 빠르게 켜고 끄기를 반복하면서 켜져 있는 시간의 비율(듀티)을 사인파 모양으로 바꾼다. 가장 직관적인 방식은 원하는 사인파(지령)를 빠른 삼각파(반송파)와 비교해, 지령이 더 클 때 위 스위치를 켜는 것이다. 모터 권선은 인덕턴스가 커서 전류가 급히 변하지 못하므로, 펄스 전압의 평균만 따라가는 매끄러운 전류가 흐른다.
스위칭 주파수는 타협의 산물이다. 높이면 전류 리플과 소음이 줄고 제어가 빨라지지만, 스위치가 켜지고 꺼질 때마다 잃는 에너지가 횟수에 비례해 쌓인다. 실리콘 IGBT 인버터는 대표적으로 약 8~10 kHz를 쓰고, 스위칭이 훨씬 빠른 SiC MOSFET은 손실을 줄이면서 10~20 kHz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 SiC는 특히 전류가 작은 경부하에서 이득이 커서 실주행 전비를 대표적으로 수 % 개선한다.
인버터 PWM: 펄스로 만드는 사인파 전류
같은 전력 \(P = VI\)를 두 배의 전압으로 보내면 전류가 절반이 되고, 배선과 권선의 저항 손실 \(I^2R\)은 1/4이 된다. 350 kW 급속 충전을 400 V로 하려면 약 875 A가 필요하지만 800 V에서는 약 440 A면 된다. 케이블과 커넥터가 가늘어지고 발열이 줄어든다. 대신 1,200 V급 반도체와 더 두꺼운 절연이 필요한데, 높은 전압에서 손실이 작은 SiC가 이 조합에 잘 맞는다.
벡터 제어: d–q 축에서 토크 다루기
세 상의 전류는 초당 수백 번 진동하는 교류다. 이것을 그대로 제어하기는 어렵다. 벡터 제어(Field-Oriented Control, FOC)의 핵심은 회전자와 함께 도는 좌표계에서 전류를 보는 것이다. 회전목마에 올라타면 옆 목마가 멈춰 보이듯, 회전자 위에서 보면 3상 교류는 변하지 않는 두 개의 직류 값이 된다.
- Clarke 변환: 3상 \((i_a, i_b, i_c)\)를 고정된 직교 2축 \((i_\alpha, i_\beta)\)로 줄인다. \(i_a + i_b + i_c = 0\)이므로 정보는 원래 둘뿐이다.
- Park 변환: 회전자 각 \(\theta\)만큼 좌표를 돌려 \((i_d, i_q)\)를 얻는다. d축은 자석의 N극 방향, q축은 그보다 전기각 90° 앞선 방향이다.
이 좌표계에서 토크는 놀랄 만큼 간결하다.
같은 토크를 내는 \((i_d, i_q)\) 조합은 무수히 많다. 그중 전류 크기가 가장 작은 조합을 잇는 곡선이 MTPA(Maximum Torque Per Ampere)이고, 저속에서는 이 곡선을 따라 운전한다. 그러나 전류 벡터가 갈 수 있는 곳에는 두 가지 울타리가 있다.
속도가 올라 타원이 MTPA 운전점을 밀어내기 시작하는 순간이 기저 속도다. 그 뒤로는 전류 벡터를 타원 안으로, 즉 \(i_d\)를 더 음수 쪽으로 옮겨야 한다. 음의 \(i_d\)가 자석 자속 \(\psi_f\)를 상쇄해 역기전력을 낮추는 것, 이것이 약계자의 실체다.
d–q 평면: 전류 벡터를 끌어 토크 만들기
좌표 변환에는 회전자 각 \(\theta\)가 정확해야 한다. 각이 전기각으로 몇 도만 틀려도 q축 전류의 일부가 d축으로 새어 토크가 어긋난다. 그래서 구동 모터 축 끝에는 레졸버(Resolver)가 붙는다. 회전 변압기의 일종으로, 약 10 kHz 여자 신호가 회전자 각의 사인·코사인으로 변조되어 나온다. 반도체 소자가 없어 고온·진동·오염에 강한 것이 자동차에서 선호되는 이유다.
효율 맵, 냉각, 그리고 통합
모터의 효율은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 토크–속도 평면 위의 지형이다. 손실의 원천이 운전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 동손(Copper Loss): 권선 저항에서 \(3 I^2 R\). 전류, 즉 토크의 제곱에 비례한다. 저속·고토크 영역을 지배한다.
- 철손(Iron Loss): 코어의 자속이 주파수 \(f\)로 뒤집히며 생기는 히스테리시스 손실(\(\propto f B^2\))과 와전류 손실(\(\propto f^2 B^2\)). 고속 영역을 지배한다. 강판을 얇게(대표적으로 0.2~0.3 mm) 쌓는 것은 와전류를 끊기 위해서다.
- 기계손: 베어링 마찰과 공기·오일 휘젓기 손실. 속도와 함께 커진다.
- 인버터 손실: 스위치의 도통 손실과 스위칭 손실. 전류에 따라 커진다.
동손은 위쪽에서, 철손은 오른쪽에서 효율을 깎으므로 최고 효율의 '섬'은 중간 속도·중간 토크에 생긴다. 한편 일상 주행은 지도의 아래쪽 가장자리에서 일어난다. 시속 100 km 정속에 필요한 토크는 최대 토크의 5% 남짓이다. 모터 설계자가 최고 효율 값보다 경부하 효율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효율 맵과 손실 분해
회생
토크 지령의 부호만 바꾸면(\(i_q < 0\)) 모터는 발전기가 된다. 회전을 붙잡는 방향의 토크가 생기고, 역기전력이 전류를 배터리 쪽으로 밀어 넣는다. 하드웨어는 하나도 바뀌지 않는다. 회수할 수 있는 양은 모터 토크·출력 한계, 배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충전 전력(16장), 그리고 구동축의 접지력으로 제한된다. 마찰 브레이크와 나눠 쓰는 협조 제어는 8장과 14장에서 다뤘다.
냉각과 권선
최고 효율이 96%라 해도 160 kW를 낼 때는 6 kW가 넘는 열이 주먹 몇 개 크기의 공간에서 나온다. 연속 출력은 사실상 냉각 능력이 정한다. 한계는 두 곳에 있다. 권선 절연(대표적으로 180 °C 등급)과 자석이다. 네오디뮴 자석은 뜨거울수록 약해지고, 등급에 따라 약 150~200 °C 부근에서 강한 약계자 전류를 받으면 영구히 자력을 잃을 수 있다.
- 수랭 재킷: 하우징 안의 통로로 냉각수를 돌린다. 구조가 단순하지만 열이 코어와 하우징을 건너와야 한다.
- 유랭: 감속기 오일을 권선 끝(엔드 턴)에 직접 뿌리거나 축 속으로 흘려 회전자를 식힌다. 발열부에 직접 닿아 효과가 크고, 최근 고출력 모터의 주류다.
헤어핀 권선(Hairpin Winding)은 가는 둥근 선을 여러 번 감는 대신, 굵은 사각 구리 막대를 U자로 접어 슬롯에 꽂고 반대쪽 끝을 용접한다. 슬롯을 구리로 채우는 비율(점적률)이 높아 같은 크기에서 저항이 낮고, 막대가 코어와 넓게 맞닿아 열이 잘 빠지며, 끝단 모양이 일정해 오일을 뿌리기 좋다. 다만 도체가 굵어 고주파에서 전류가 표면으로 몰리는 손실이 커지므로, 한 슬롯에 넣는 막대 수를 늘려 얇게 나눈다.
감속기, e-액슬, 인휠 모터
감속기는 대개 헬리컬 기어 두 단으로 총 9~10:1 안팎을 만든다. 모터가 15,000 rpm 넘게 돌므로 기어 맞물림 주파수가 수 kHz에 이르고, 엔진 소리에 묻히던 기어 소음이 그대로 들린다. 치형 정밀도와 하우징 강성이 전기차에서 더 중요해진 이유다. 변속 충격이 없고 오일도 적게 쓴다.
최근에는 모터, 인버터, 감속기를 하나의 하우징에 넣은 e-액슬(Integrated Drive Unit)이 표준이 되었다. 앞뒤 축에 하나씩 놓으면 추진축 없이 사륜구동이 되고, 축마다 토크를 수 ms 단위로 따로 제어할 수 있다(6장의 토크 벡터링).
더 나아가 바퀴 안에 모터를 넣는 인휠 모터(In-Wheel Motor)도 있다. 드라이브 샤프트와 디퍼렌셜이 사라지고 바퀴마다 독립 제어가 가능하다. 그러나 모터 무게가 스프링 아래 질량이 되어 승차감과 접지에 불리하고(9장), 물·충격·제동열에 그대로 노출되어 승용차에서는 아직 드물다.
PMSM은 전류를 끊어도 자석이 돌면서 고정자 코어에 철손을 만들고, 권선에는 속도에 비례하는 역기전력이 걸린다. 사륜구동 전기차가 정속 주행 중 한쪽 축을 쉬게 하고 싶을 때 이것이 걸림돌이다. 해법은 세 가지다. 그 축에 유도 모터나 권선형 동기 모터를 쓰거나, 클러치로 모터를 바퀴에서 떼어 내거나(디스커넥트), 손실을 감수하고 영 토크로 제어하는 것이다. 또 최고 속도에서 인버터가 고장으로 꺼지면 역기전력이 직류 전압을 넘어 다이오드를 통해 통제되지 않는 회생 전류가 흐를 수 있으므로, 세 상을 단락시키는 안전 상태가 따로 설계된다.
핵심 정리
- 전기 구동계는 배터리 → 인버터 → 모터 → 감속기 → 바퀴이며, 모든 단계가 양방향이라 회생이 가능하다.
- 토크는 전류가(\(T = k_t I\)), 속도는 전압이(\(e = k_e\omega\)) 정한다. 정지 상태에서는 역기전력이 없어 최대 토크가 나온다.
- 120°씩 어긋난 3상 전류는 크기가 일정한 회전 자기장을 만들고, 그 속도는 \(n_s = 120f/p\)다.
- IPM 동기 모터는 자석 토크와 릴럭턴스 토크를 함께 쓴다. 유도 모터는 슬립으로 회전자 전류를 유도하고, 권선형 동기 모터는 전자석 계자를 쓴다.
- 기저 속도까지는 정토크, 그 뒤는 약계자에 의한 정출력이다. 정출력 곡선이 곧 이상적인 구동력 쌍곡선이어서 약 9~10:1 고정 감속 하나로 충분하다.
- 인버터는 스위치 6개와 PWM으로 사인파 전류를 만든다. 스위칭 주파수를 올리면 리플은 줄고 스위칭 손실은 는다. SiC와 800 V는 손실과 전류를 줄이는 방향이다.
- 벡터 제어는 회전자 좌표(d–q)에서 전류를 직류처럼 다룬다. 운전점은 MTPA 곡선, 전류 한계원, 전압 한계 타원이 정한다.
- 효율은 지형이다. 저속 고토크는 동손, 고속은 철손이 지배하며 연속 출력은 냉각이 정한다.
확인 퀴즈
Q1. 모터가 정지 상태(0 rpm)에서 곧바로 최대 토크를 낼 수 있는 이유는?
Q2. 8극 모터에 400 Hz의 3상 전류를 흘리면 동기 속도는?
Q3. 최대 토크 300 N·m, 최대 출력 150 kW인 모터의 기저 속도는 대략?
Q4. IPM 모터에서 기저 속도 이상으로 올라갈 때 d축 전류를 음수 쪽으로 키우는 까닭은?
Q5. 인버터의 스위칭 주파수를 5 kHz에서 10 kHz로 올리면?
Q6. 효율 맵에서 저속·고토크 영역의 효율을 주로 깎는 손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