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2

공기역학

시속 100 km로 달리는 차는 매초 약 60 m³, 무게로 70 kg이 넘는 공기를 밀어내며 나아간다. 이 공기가 차체를 어떻게 돌아 나가느냐가 고속 연비와 전기차 주행 거리, 최고 속도, 고속 안정성, 실내 소음까지 결정한다. 이 장에서는 공기가 차를 뒤로 당기는 힘(항력)과 위아래로 미는 힘(양력·다운포스)이 어디서 생기는지 살피고, 직접 흐름을 만들어 보며 확인한다.

공기 저항은 왜 고속에서 지배적인가

2장에서 주행 저항을 구름 저항, 공기 저항, 등판 저항으로 나누었다. 그중 공기 저항, 곧 항력(Drag)은 다음 식으로 쓴다.

$$F_D = \tfrac12\,\rho\,v^2\,C_d\,A,\qquad P_D = F_D\,v = \tfrac12\,\rho\,C_d A\,v^3$$
\(\rho\): 공기 밀도(15 °C 해수면에서 1.225 kg/m³), \(v\): 공기에 대한 차의 속도, \(C_d\): 항력 계수, \(A\): 전면 투영 면적.

구름 저항은 속도와 거의 무관하게 일정한데, 항력은 속도의 제곱으로, 항력을 이기는 데 드는 출력은 속도의 세제곱으로 커진다. 속도를 두 배로 올리면 공기를 이기는 출력은 여덟 배가 필요하다. 그래서 시내에서는 무게(구름 저항·가속 저항)가, 고속도로에서는 공기가 에너지 소비를 좌우한다.

계산 예: 두 저항이 같아지는 속도

질량 1,500 kg, 구름 저항 계수 0.010, \(C_d\) = 0.28, \(A\) = 2.2 m²인 세단. 구름 저항은 \(0.010 \times 1500 \times 9.81 = 147\) N으로 일정하다. 항력이 이와 같아지는 속도는 \(v = \sqrt{2 \times 147 / (1.225 \times 0.28 \times 2.2)} = 19.7\) m/s, 곧 약 71 km/h다. 이 속도를 넘으면 공기가 가장 큰 저항이 되고, 140 km/h에서는 항력이 구름 저항의 네 배 가까이 된다.

SIMULATOR

항력과 필요 출력: 속도의 세제곱

차종 프리셋
공기 저항 출력구름 저항 출력합계
항력—
공기 저항 출력—
공기 저항 비중—
정속 전비—
정속 주행 거리—
Cd를 0.01 줄이면—
평지 정속 주행 모델. 질량과 구름 저항 계수는 프리셋이 정한다(세단 1,500 kg·0.010, SUV 1,900 kg·0.011, EV 1,900 kg·0.009, 트럭 25 t·0.006). 전비와 주행 거리는 구동 효율 88 %, 보조 전력 0.7 kW를 가정한 전기차 기준이다. 해볼 것: 속도를 80에서 160 km/h로 두 배 올리면 공기 저항 출력이 몇 배가 되는지 보자. 세단과 SUV는 Cd 차이보다 CdA 차이가 더 크다.

동압, 베르누이, 그리고 박리

항력 식의 앞부분 \(\tfrac12\rho v^2\)을 동압(Dynamic Pressure) \(q\)라 한다. 움직이는 공기가 멈출 때 압력으로 바뀌는 운동 에너지 밀도다. 100 km/h(27.8 m/s)에서 \(q = 0.5 \times 1.225 \times 27.8^2 \approx 473\) Pa, 200 km/h에서는 그 네 배인 약 1,890 Pa다. 대기압(약 101,000 Pa)에 비하면 작지만 수 m² 면적에 걸리면 수백~수천 N의 힘이 된다.

점성을 무시할 수 있는 영역에서는 한 유선을 따라 베르누이 식이 성립한다. 공기가 빨라지는 곳에서는 압력이 내려가고, 느려지는 곳에서는 올라간다.

$$p + \tfrac12\rho v^2 = p_\infty + \tfrac12\rho v_\infty^2,\qquad C_p \equiv \frac{p - p_\infty}{\tfrac12\rho v_\infty^2} = 1 - \left(\frac{v}{v_\infty}\right)^2$$
\(C_p\): 압력 계수. 공기가 완전히 멈추는 정체점(범퍼 중앙)에서 \(C_p = 1\), 흐름이 자유류보다 빠른 곳(보닛 앞 모서리, 루프)에서 \(C_p < 0\).

표면이 받는 공기력은 두 가지다. 표면에 수직으로 누르는 압력을 차 전체에 대해 더한 압력 항력(Pressure/Form Drag)과, 표면을 따라 끄는 점성 전단 응력을 더한 마찰 항력(Skin Friction Drag)이다. 비행기 날개처럼 가늘고 긴 유선형 물체는 마찰 항력이 대부분이지만, 자동차는 길이에 비해 높이가 큰 뭉툭한 물체(Bluff Body)라 항력의 대부분(대략 80~90 %)이 압력 항력이다. 차 앞쪽은 고압, 뒤쪽은 저압이 되어 그 차이가 차를 뒤로 민다.

뭉툭한 물체 (평판) 고압 + 저압 − Cd ≈ 1.1~1.2 · 큰 후류 유선형 물체 (물방울) Cd ≈ 0.04~0.05 · 가는 후류
그림 12-1. 앞에서 본 넓이가 같아도 뒤쪽을 서서히 좁혀 주면 흐름이 표면에 붙은 채 뒤에서 다시 만난다. 평판은 가장자리에서 흐름이 떨어져 나가 큰 저압 후류가 생기고, 항력은 스무 배 이상 차이 난다.

경계층과 박리

공기는 차체 표면에 달라붙는다(점착 조건). 표면에서 속도 0,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자유류 속도가 되는 얇은 층을 경계층(Boundary Layer)이라 한다. 차 앞쪽에서 수 mm, 뒤쪽 루프 끝에서는 수 cm 두께다. 길이 4.5 m 차가 100 km/h로 달릴 때 레이놀즈 수는 \(Re = vL/\nu \approx 27.8 \times 4.5 / 1.5\times10^{-5} \approx 8\times10^6\)로, 앞 범퍼에서 수십 cm 안에 층류가 난류로 바뀐다. 차체 표면 대부분은 난류 경계층이다.

차 뒤쪽에서 단면이 줄어들면 흐름은 느려지고 압력이 회복되어야 한다. 이때 경계층 안의 느린 공기는 높아지는 압력(역압력 구배)을 거슬러 올라갈 운동량이 모자란다. 벽 근처 흐름이 멈추고 거꾸로 흐르기 시작하면 주류가 표면에서 떨어져 나가는데, 이것이 박리(Flow Separation)다. 박리된 뒤에는 느리게 소용돌이치는 후류(Wake)가 남고, 그 안의 압력은 회복되지 못한 채 낮게 유지된다. 차 뒷면에 걸리는 이 낮은 압력(기저 압력)이 압력 항력의 핵심이다.

경계층 가장자리 박리점 역류 가속 구간: 압력이 내려감 (순압력 구배, 경계층 안정) 감속 구간: 압력이 올라감 (역압력 구배, 벽 근처가 먼저 멈춤)
그림 12-2. 표면을 따라가는 경계층의 속도 분포. 꼭대기를 지난 뒤 압력이 다시 올라가는 구간에서 벽 근처 속도가 0이 되는 곳이 박리점이고, 그 뒤로는 역류가 생긴다. 난류 경계층은 바깥의 빠른 공기를 섞어 넣기 때문에 층류보다 박리가 늦다.

아래 유동 놀이터는 격자 볼츠만 방법(Lattice Boltzmann, D2Q9)으로 2차원 비압축성 유동을 실제로 계산한다. 차 옆모습을 바꿔 가며 후류의 크기와 항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자. 캔버스를 끌어 장애물을 직접 그릴 수도 있다.

SIMULATOR

2D 유동 놀이터: 차 옆모습 주위의 흐름

끌어서 장애물 그리기
형상
색
마우스 도구
레이놀즈 수 (높이 기준)—
항력 계수 (2D)—
양력 계수 (2D, 위 +)—
저속 영역 / 차체 단면—
바람은 왼쪽에서 불고 바닥은 바람과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차 기준 좌표). 속도 색: 주황은 자유류보다 느린 곳(정체점·후류), 파랑은 빠른 곳. 압력 색: 빨강은 고압, 파랑은 저압. 항력은 표면에서 튕겨 나오는 입자의 운동량 변화를 더해 구한다. 이 계산은 2차원이고 레이놀즈 수가 수백에 불과해(실차는 약 10⁷) 수치 자체는 실제 차의 Cd와 다르다. 2D에서는 바퀴가 바닥 틈을 막는 벽이 되므로 바퀴를 생략했다. 형상 사이의 순위와 후류 모양을 비교하는 용도로 쓰자. 해볼 것: 박스 트럭과 물방울의 저속 영역을 비교하고, 트럭 뒤에 꼬리 모양을 그려 넣어 항력이 줄어드는지 확인하자.

항력 계수 Cd와 CdA, 차체 부위별 기여

항력 계수 \(C_d\)는 항력을 동압과 전면 면적으로 나눈 무차원 수다. 크기와 속도를 빼고 형상이 얼마나 매끄럽게 공기를 가르는지만 남긴 값이다. 하지만 실제로 차가 받는 힘은 \(C_d\)가 아니라 \(C_d A\)(항력 면적)에 비례한다. 형상이 좋아도 덩치가 크면 항력은 크다.

차종Cd (대표 범위)A (m²)CdA (m²)
공력 특화 전기 세단0.20~0.232.2~2.40.45~0.55
세단0.25~0.302.1~2.30.55~0.70
해치백0.28~0.332.0~2.20.58~0.72
SUV0.30~0.402.5~2.90.75~1.1
픽업·박스형 밴0.38~0.502.8~4.01.1~2.0
버스·대형 트럭0.6~0.87~104.5~8
포뮬러 레이스카0.7~1.0약 1.51.1~1.5

포뮬러 카의 Cd가 트럭만큼 큰 것은 다운포스를 만드는 날개와 노출된 바퀴 때문이다. 항력을 줄이는 것만이 공력 설계의 목표는 아니다.

Cp ≈ +1 Cp < 0 (가속) Cp < 0 ① 전면 ② 루프 라인 ③ 리어 엔드 ④ 언더보디 ⑤ 휠·휠 하우스 ⑥ 미러 ⑦ 냉각 공기
그림 12-3. 승용차 주위의 흐름과 항력이 생기는 곳. 정체점이 있는 전면은 고압, 흐름이 빨라지는 루프는 저압, 박리된 리어 엔드 뒤는 압력이 회복되지 못한 저압 후류다.

리어 엔드: 패스트백, 노치백, 캄 테일

노치백 박리 후 트렁크에 재부착 패스트백 완만한 경사, 부착 유지 스퀘어백 뒷면 전체가 후류 캄 테일 가늘어지다가 수직 절단
그림 12-4. 리어 엔드 형상과 후류. 캄 테일은 물방울 꼬리(점선)를 도중에 잘라 낸 모양으로, 흐름은 없는 꼬리가 있는 것처럼 계속 좁아진다.

이상적인 물방울 꼬리는 너무 길어 차에 붙일 수 없다. 1930년대에 캄(Wunibald Kamm)은 꼬리를 완만하게 좁히다가 단면이 충분히 작아진 곳에서 수직으로 잘라도 항력이 거의 늘지 않음을 보였다. 잘린 면의 후류는 작고, 그 앞까지는 흐름이 붙어 압력을 회복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하이브리드·전기차의 높게 끝나는 트렁크 모서리와 날카로운 뒷모서리가 이 캄 테일(Kammback)이다. 모서리를 날카롭게 하는 것은 박리 위치를 한곳에 고정해 후류가 흔들리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뒷유리 경사각의 효과는 단순하지 않다. 단순화한 차 모형인 아메드 보디(Ahmed Body) 실험이 유명하다. 경사각을 0°(스퀘어백)에서 키우면 처음에는 후류가 작아져 항력이 줄지만, 약 12°를 넘으면 경사면 양옆 모서리(C필러)에서 강한 세로 와류가 말려 올라가 경사면에 저압을 만든다. 이 와류가 흐름을 경사면에 붙잡아 두는 동안 항력은 계속 늘다가, 약 30°에서 흐름이 견디지 못하고 루프 끝에서 통째로 박리한다. 그 순간 와류가 무너지고 항력은 스퀘어백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

SIMULATOR

리어 윈도 경사각과 항력: 아메드 보디의 임계각

Cd—
스퀘어백(0°) 대비—
C필러 와류 세기—
120 km/h · 2.2 m² 항력—
유동 상태—
위: 옆에서 본 유동 개략도(주황 영역이 박리·후류, 파란 나선이 C필러 세로 와류). 아래: 경사각에 따른 Cd. 곡선은 아메드 보디 실험의 대표값을 이은 근사다. 해볼 것: 12° 부근의 최소점과 30° 직전의 최대점을 찾고, 30°를 넘는 순간 유동 그림이 어떻게 바뀌는지 보자. 뒷유리가 25~30°로 누운 차에 작은 스포일러를 달아 일부러 박리시키면 항력이 줄어드는 이유가 여기 있다.

양력과 다운포스

차 위쪽 공기는 볼록한 루프를 넘느라 빨라지고(저압), 바닥과 도로 사이의 공기는 상대적으로 느리다. 승용차를 옆에서 보면 위가 볼록한 날개 단면과 닮았으므로, 가만히 두면 차는 양력(Lift)을 받는다. 일반 승용차의 양력 계수 \(C_L\)은 대략 0.1~0.3이다.

$$F_L = \tfrac12\,\rho\,v^2\,C_L\,A$$
\(C_L > 0\)이면 위로 뜨는 힘, \(C_L < 0\)이면 누르는 힘(다운포스). 예: \(C_L\) = 0.25, \(A\) = 2.2 m², 200 km/h → \(0.5 \times 1.225 \times 55.6^2 \times 0.25 \times 2.2 \approx 1040\) N. 1,500 kg 차 무게의 약 7 %가 가벼워진다.

양력은 타이어 수직 하중을 줄여 접지력을 깎는다. 특히 뒤축이 뜨면 고속에서 뒤가 불안해진다. 그래서 고성능 차는 양력을 0 근처로, 레이스카는 큰 음수로 만든다. 방법은 세 가지다.

날개의 받음각과 실속

날개가 흐름과 이루는 각을 받음각(Angle of Attack) \(\alpha\)라 한다. 얇은 날개 이론에서 양력 계수는 \(C_L \approx 2\pi(\alpha - \alpha_0)\)로 받음각에 비례한다(\(\alpha_0\)는 캠버가 만드는 영양력각). 받음각을 키우면 다운포스가 늘지만, 흡입면(뒤집힌 날개에서는 아랫면)의 앞전 바로 뒤에 생기는 강한 저압 뒤로 급한 압력 회복이 필요해진다. 어느 각도를 넘으면 경계층이 견디지 못하고 박리한다. 이것이 실속(Stall)이다. 다운포스는 줄고 항력만 급증한다.

SIMULATOR

뒤집힌 날개 단면: 받음각, 압력 분포, 실속

다운포스 계수—
항력 계수—
L/D—
200 km/h · 0.5 m² 다운포스—
상태—
위: 주콥스키 변환으로 구한 퍼텐셜 유동의 유선(쿠타 조건 적용). 파란 화살표는 표면을 바깥으로 당기는 흡입, 주황 화살표는 누르는 압력이다. 가운데: 시위 방향 압력 계수 분포. 흡입면이 날개 아랫면이므로 그래프에서도 아래로 내려간다. 아래: 받음각에 따른 계수 곡선. 퍼텐셜 유동에는 박리가 없으므로 실속은 경험적 모델(약 12° 부근에서 순환 감소와 박리 영역 표시)로 넣었다. 수치는 2차원 단면 값이며 폭이 유한한 실제 날개는 이보다 작다. 해볼 것: 받음각을 0에서 12°까지 올리며 앞전 흡입 피크가 날카로워지는 것을 보고, 14° 이상에서 다운포스와 L/D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자.

디퓨저와 그라운드 이펙트

차 바닥과 도로 사이는 위아래가 막힌 통로다. 통로가 좁아지면 연속 방정식 \(A_1 v_1 = A_2 v_2\)에 따라 흐름이 빨라지고 베르누이 식에 따라 압력이 내려간다. 차 바닥 뒤쪽을 위로 비스듬히 올린 디퓨저(Diffuser)는 좁은 곳에서 빨라진 흐름을 박리 없이 서서히 넓혀 차 뒤의 압력까지 되돌리는 통로다. 출구 압력은 후류의 압력으로 정해져 있으므로, 디퓨저가 압력을 많이 회복할수록 그 앞 목 부분의 압력은 더 낮아진다. 넓은 바닥 면적 전체에 저압이 걸리므로 다운포스가 크고, 날개와 달리 항력 증가가 작다. 이것이 그라운드 이펙트(Ground Effect)다.

차 바닥 디퓨저 v₁ 목: 빠름, 저압 느림 p∞ 바닥면 압력 (아래로 갈수록 저압) 압력 회복
그림 12-5. 언더보디는 벤투리관이다. 디퓨저가 출구에서 압력을 대기압 근처로 되돌릴수록 목 부분의 압력은 더 낮아지고, 주황 화살표처럼 차체를 아래로 당긴다. 디퓨저 각도가 너무 크면(대략 10~15° 이상) 흐름이 박리해 효과가 사라진다.

그라운드 이펙트는 지상고에 매우 민감하다. 바닥이 낮을수록 다운포스가 커지지만, 너무 낮아지면 바닥의 경계층이 통로를 막아 흐름이 끊기고 다운포스가 갑자기 사라진다. 차가 다시 떠오르면 흐름이 살아나 또 눌린다. 이 과정이 반복되는 상하 진동이 포퍼싱(Porpoising)이다. 양산차에서는 평평한 언더커버와 작은 디퓨저만으로도 뒤축 양력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

다운포스, 코너링, 공력 균형

7장에서 타이어가 낼 수 있는 최대 횡력은 수직 하중에 비례한다고 했다(\(F_{y,\max} \approx \mu F_z\)). 차를 무겁게 하면 하중은 늘지만 원심력도 똑같이 늘어 이득이 없다. 다운포스는 질량을 늘리지 않고 하중만 늘린다. 반경 \(R\)인 코너에서 한계 속도는 다음 조건으로 정해진다.

$$\frac{m v^2}{R} = \mu\left(mg + \tfrac12\rho v^2 C_L A\right)\quad\Rightarrow\quad v_{\max} = \sqrt{\frac{\mu\,m g}{\dfrac{m}{R} - \tfrac12\,\mu\,\rho\,C_L A}}$$
여기서 \(C_L A\)는 다운포스 계수와 면적의 곱(다운포스 방향을 양으로 둠). 다운포스가 없으면 \(v_{\max} = \sqrt{\mu g R}\).

다운포스는 속도의 제곱으로 커지므로 느린 헤어핀에서는 거의 쓸모가 없고 고속 코너에서 위력을 낸다. 분모가 0이 되는 반경 \(R^{*} = 2m/(\mu\rho C_L A)\)보다 큰 코너에서는 속도를 올릴수록 접지력이 원심력보다 빨리 늘어, 타이어가 아니라 엔진 출력이 한계가 된다. 포뮬러 카가 고속 코너를 전개로 통과하는 이유다. 다만 타이어 마찰 계수는 하중이 커질수록 조금씩 낮아지므로(하중 민감도) 실제 이득은 이 식보다 다소 작다.

대가는 항력이다. 날개가 만드는 다운포스와 그 때문에 늘어난 항력의 비를 공력 효율 \(L/D\)라 한다. 레이스카 전체로 보면 대략 3~5 수준이다. 직선이 긴 서킷에서는 날개를 눕혀 최고 속도를 얻고, 코너가 많은 서킷에서는 세워 코너 속도를 얻는다. 직선에서 날개 일부를 열어 항력을 줄이는 가변 장치는 이 타협을 구간별로 푸는 방법이다.

SIMULATOR

다운포스와 코너링 한계

프리셋
다운포스 포함다운포스 없음
최대 코너 속도—
다운포스 없을 때—
횡가속도—
그 속도의 다운포스—
직선 최고 속도—
날개로 인한 손해—
위: 뒤에서 본 차와 힘(차 무게를 기준으로 길이를 맞춘 화살표). 아래: 코너 반경에 따른 한계 속도. 점선은 엔진 출력으로 정해지는 직선 최고 속도다. 프리셋의 질량·출력: 세단 1,500 kg·150 kW, 스포츠카 1,500 kg·350 kW, GT 1,300 kg·400 kW, 포뮬러 800 kg·700 kW. 다운포스 계수가 음수면 양력이다. 해볼 것: 포뮬러 프리셋에서 반경을 30 m와 300 m로 바꿔 다운포스의 이득을 비교하자. L/D를 낮추면 같은 다운포스를 얻는 데 최고 속도를 얼마나 잃는지도 보자.

공력 균형

다운포스의 총량만큼 중요한 것이 앞뒤 배분이다. 공기력의 합력이 작용하는 점을 압력 중심(Center of Pressure)이라 하고, 앞축이 받는 다운포스의 비율을 공력 균형이라 한다. 이 비율이 차의 무게 배분과 비슷해야 저속과 고속에서 조향 특성이 같게 유지된다.

옆바람과 요 모멘트

차가 속도 \(V\)로 달리는데 옆에서 속도 \(W\)의 바람이 불면, 차가 느끼는 상대풍은 정면이 아니라 비스듬히 온다. 차 축과 상대풍이 이루는 각을 공력 요각 \(\beta\)라 한다.

$$\beta = \arctan\frac{W}{V},\qquad V_{rel} = \sqrt{V^2 + W^2},\qquad F_Y = \tfrac12\rho V_{rel}^2\,A\,C_Y(\beta),\qquad N = F_Y\,x_{cp}$$
\(C_Y\): 횡력 계수(작은 각에서 \(\beta\)에 거의 비례, 승용차는 대략 1°당 0.03~0.04), \(x_{cp}\): 무게중심에서 압력 중심까지의 앞쪽 거리, \(N\): 요 모멘트.

비스듬한 흐름을 받는 차체는 눕혀 놓은 날개처럼 작동한다. 바람을 맞는 쪽 앞 모서리에서 흐름이 급히 돌며 강한 저압이 생기므로, 횡력의 압력 중심은 보통 무게중심보다 앞에 있다. 그래서 옆바람은 차를 옆으로 미는 동시에 앞머리를 바람 반대쪽으로 돌린다. 머리가 돌아가면 타이어가 그 방향으로 차를 끌고 가므로 차로 이탈이 더 커진다.

압력 중심이 뒤로 갈수록 유리하다. 횡력이 중립 조향점(Neutral Steer Point)에 걸리면 차는 방향을 바꾸지 않고 옆으로만 조금 밀리고, 그보다 뒤에 걸리면 화살의 깃처럼 머리가 바람 쪽으로 돌아 밀림을 스스로 상쇄한다. 뒤가 길고 옆면이 넓은 왜건·밴이 세단보다 옆바람에 덜 예민하고, 레이스카가 뒤에 수직 핀을 다는 이유다. 반대로 뒤가 짧고 매끈한 유선형 차는 압력 중심이 앞으로 가기 쉽다.

SIMULATOR

옆바람: 상대풍, 횡력, 요 모멘트

공력 요각 β—
횡력—
요 모멘트—
1.5초 뒤 횡 이동—
1.5초 뒤 차체 방향—
거동—
위: 위에서 본 차. 오른쪽 위의 삼각형은 주행풍(−V)과 옆바람(W)을 더한 상대풍이다. 주황 화살표는 압력 중심(CP)에 걸리는 횡력, 원호는 요 모멘트 방향, 십자 원은 무게중심(CG)이다. 아래: 바람이 갑자기 불기 시작한 뒤 운전자가 핸들을 고정하고 있는 1.5초 동안의 횡 이동을 자전거 모델(1,500 kg, 축거 2.7 m)로 적분한 결과. 해볼 것: 압력 중심을 +0.5 m에서 뒤로 옮기며 횡 이동이 줄어드는 것을 보고, 차 머리가 돌지 않는 위치(중립 조향점, 이 차에서는 무게중심 뒤 약 0.23 m)를 찾아보자.

풍절음, 냉각, 전기차의 공력

풍절음

공기 흐름이 만드는 소음을 풍절음(Wind Noise)이라 한다. 표면에서 요동치는 압력이 음원이 되는 이 소음의 세기는 대략 속도의 여섯제곱에 비례한다. 속도가 두 배가 되면 음압 레벨이 약 \(60\log_{10}2 \approx 18\) dB 오른다. 타이어 소음보다 훨씬 가파르므로 대략 100 km/h를 넘으면 풍절음이 실내 소음을 지배한다. 엔진 소리가 없는 전기차에서는 더 낮은 속도에서부터 귀에 들린다.

냉각 공기

엔진 열효율이 40 %라면 연료 에너지의 나머지는 배기와 냉각수로 간다(3장). 냉각수의 열은 라디에이터를 지나는 공기가 가져가야 한다. 문제는 라디에이터 코어가 촘촘한 저항체라는 점이다. 그릴로 들어온 공기는 운동량을 잃고, 엔진룸을 빠져나가며 휠 하우스와 바닥의 흐름을 흩뜨린다. 이 냉각 항력은 Cd로 대략 0.01~0.03에 해당한다.

최대 냉각은 여름철 오르막 견인 같은 드문 조건에서만 필요하다. 그래서 액티브 그릴 셔터(Active Grille Shutter)는 냉각수 온도가 낮을 때 그릴 뒤의 날개를 닫아 공기를 차체 밖으로 돌려보낸다. 닫았을 때 Cd가 대략 0.01~0.02 줄고, 겨울철 워밍업도 빨라진다. 라디에이터 앞뒤를 덕트로 감싸 들어온 공기가 새지 않게 하고, 데워진 공기를 보닛 위나 휠 하우스 뒤의 저압부로 뽑아내는 설계도 같은 목적이다.

전기차의 공력 설계

전기차는 구동계 효율이 높아 배터리에서 나온 에너지의 대부분이 주행 저항을 이기는 데 쓰인다. 고속 정속 주행에서는 그 절반 이상이 공기 저항이다. 내연기관차에서는 엔진 손실에 가려 있던 공력이 주행 거리를 직접 좌우하게 된 것이다. 앞의 항력 시뮬레이터에서 보았듯이 110 km/h 정속에서 Cd를 0.01 줄이면 주행 거리가 대략 2~3 % 늘어난다. 같은 거리를 배터리 증설로 얻으려면 무게와 비용이 든다.

풍동, CFD, 그리고 슬립스트림

공력 성능은 풍동(Wind Tunnel)에서 잰다. 차를 세워 두고 바람을 불어도 상대 운동은 같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도로와 맞추려면 몇 가지가 더 필요하다.

전산 유체 역학(CFD)은 차 주위 공간을 수천만~수억 개의 격자로 나누어 유동 방정식을 푼다. 시간 평균 흐름만 푸는 RANS는 빠르지만 큰 박리와 후류의 예측이 약하고, 큰 소용돌이를 직접 계산하는 DES·LES는 정확하지만 비싸다. 앞의 유동 놀이터에서 쓴 격자 볼츠만 방법도 비정상 후류와 풍절음 계산에 실제로 쓰인다. CFD로 형상을 빠르게 걸러 내고 풍동으로 확인하며, 도로에서는 타행 시험(2장)으로 검증한다.

슬립스트림

앞차 바로 뒤는 앞차가 끌고 가는 후류 속이다. 그 안의 공기는 앞차와 함께 움직이므로 뒤차가 느끼는 상대 속도가 낮고, 동압이 속도 제곱으로 줄어든다. 이것이 슬립스트림(Slipstream), 곧 드래프팅이다. 흥미롭게도 아주 가까이 붙으면 앞차의 항력도 조금 준다. 뒤차가 후류를 채워 앞차 뒷면의 압력을 높여 주기 때문이다.

레이스에서는 뒤차가 남는 출력으로 속도를 붙였다가 옆으로 빠져나와 추월한다. 대신 흐트러진 공기 속에서는 날개가 제 성능을 내지 못해 코너에서 다운포스를 잃고 냉각도 나빠진다. 도로에서는 화물차 여러 대가 통신으로 묶여 짧은 간격으로 달리는 군집 주행(17장)이 같은 원리를 쓴다. 뒤따르는 차의 연료 소비가 대략 수 %에서 10 % 남짓 줄어든다고 보고된다.

SIMULATOR

드래프팅: 차간 거리와 항력 감소

뒤차 항력 감소앞차 항력 감소
뒤차 항력 감소—
앞차 항력 감소—
뒤차 주행 저항 감소—
시간 간격—
안전—
감소율 곡선은 풍동·실차 시험에서 보고된 경향(차 길이만큼 떨어지면 뒤차 약 30 %, 차 길이의 서너 배에서 10 % 안팎)을 따르는 근사식이다. 주행 저항 감소는 Cd 0.30, 2.2 m², 1,500 kg 승용차의 정속 주행 기준으로, 정속에서는 연료·전력 소비 감소와 거의 같다. 해볼 것: 눈에 띄는 이득이 나는 거리와 그때의 시간 간격을 보자. 사람의 반응 시간(약 1~1.5초)보다 훨씬 짧다. 일반 도로에서 따라 하면 안 되는 이유다.
도로에서의 드래프팅

110 km/h에서 2초 간격은 약 61 m다. 그 거리에서 항력 이득은 몇 %뿐이고, 의미 있는 이득이 생기는 10 m 안쪽은 시간 간격 0.3초다. 앞차가 급제동하면 브레이크를 밟기도 전에 부딪친다. 군집 주행이 차량 간 통신과 자동 제동을 전제로 하는 까닭이다.

핵심 정리

  1. 항력 \(F_D = \tfrac12\rho v^2 C_d A\)는 속도의 제곱, 필요한 출력은 세제곱으로 늘어난다. 승용차는 대략 70 km/h 부근에서 공기 저항이 구름 저항을 넘어선다.
  2. 자동차는 뭉툭한 물체라 항력의 대부분이 압력 항력이다. 역압력 구배에서 경계층이 박리해 생기는 저압 후류가 차를 뒤로 당긴다.
  3. 실제 힘은 \(C_d A\)에 비례한다. 세단 Cd 0.25~0.30, SUV 0.30~0.40, 대형 트럭 0.6 이상. 리어 엔드, 휠 하우스, 언더보디, 냉각 공기가 주요 기여처다.
  4. 리어 엔드는 완만히 좁히다 날카롭게 자르는 캄 테일이 실용적 해법이다. 뒷유리 경사 약 30° 직전에는 C필러 와류 때문에 항력이 최대가 되고, 그 이상에서는 통째로 박리해 항력이 떨어진다.
  5. 승용차는 가만히 두면 양력을 받는다. 스포일러는 양력을 줄이고, 뒤집힌 윙과 디퓨저(그라운드 이펙트)는 다운포스를 만든다. 받음각이 과하면 실속한다.
  6. 다운포스는 질량을 늘리지 않고 타이어 하중을 늘려 코너 한계를 높인다. 속도 제곱으로 커지므로 고속 코너에서 효과가 크고, 대가는 항력(\(L/D\))이다. 앞뒤 배분이 고속 조향 특성을 정한다.
  7. 옆바람의 압력 중심은 보통 무게중심보다 앞에 있어 차 머리를 풍하 쪽으로 돌린다. 압력 중심이 뒤에 있을수록 옆바람에 강하다.
  8. 풍절음은 대략 속도의 여섯제곱으로 커진다. 전기차는 평평한 언더보디, 작은 냉각 개구부와 그릴 셔터, 에어로 휠로 Cd를 낮춰 주행 거리를 번다. 슬립스트림은 뒤차 항력을 크게 줄이지만 그만큼 가까이 붙어야 한다.

확인 퀴즈

Q1. 같은 차가 100 km/h에서 공기 저항을 이기는 데 12 kW를 쓴다. 150 km/h에서는 대략 얼마가 필요한가?

공기 저항 출력은 속도의 세제곱에 비례한다. \(12 \times 1.5^3 = 12 \times 3.375 = 40.5\) kW. 힘은 2.25배, 출력은 3.375배다.

Q2. 차 A는 Cd 0.24·전면 면적 2.9 m², 차 B는 Cd 0.30·전면 면적 2.1 m²다. 같은 속도에서 항력이 더 큰 차는?

항력은 Cd가 아니라 CdA에 비례한다. A는 \(0.24 \times 2.9 = 0.70\), B는 \(0.30 \times 2.1 = 0.63\) m². 형상이 매끈해도 덩치가 크면 항력이 크다. 항력에는 질량이 들어가지 않는다.

Q3. 자동차 항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압력 항력이 생기는 직접적인 원인은?

앞면은 정체 압력으로 고압, 뒤는 박리 때문에 저압으로 남아 그 차이가 차를 뒤로 민다. 표면 마찰은 마찰 항력이며 승용차에서는 작은 몫이다. 자동차 속도에서 공기는 거의 압축되지 않는다.

Q4. 아메드 보디에서 뒷유리 경사각이 약 30°를 넘는 순간 항력이 갑자기 줄어드는 이유는?

30° 직전까지는 강한 세로 와류가 흐름을 경사면에 붙잡으며 큰 저압(와류 항력)을 만든다. 임계각을 넘으면 완전히 박리해 스퀘어백과 같은 유동이 되고 항력이 떨어진다.

Q5. μ = 1.0인 타이어로 반경 100 m 코너를 돈다. 다운포스가 없을 때 한계 속도는 약 113 km/h다. 다운포스를 더하면 한계 속도가 오르는 이유로 옳은 것은?

\(v = \sqrt{\mu g R} = \sqrt{9.81 \times 100} = 31.3\) m/s. 필요한 구심력 \(mv^2/R\)은 질량에 비례하지만 다운포스는 질량을 늘리지 않고 \(\mu F_z\)만 키운다. 마찰 계수는 하중이 늘면 오히려 조금 낮아진다.

Q6. 옆바람을 받을 때 횡력의 압력 중심이 무게중심보다 앞에 있는 차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횡력이 무게중심 앞에 걸리면 요 모멘트가 머리를 풍하로 돌린다. 타이어가 그 방향으로 차를 끌고 가므로 횡 이동이 커진다. 압력 중심이 중립 조향점보다 뒤에 있으면 반대로 머리가 바람 쪽으로 돈다.